어시장은 바다의 심장이다

이소정/창연기획시선
출간일
2026년 05월 26일
정가
12,000원
분야
시 · 창연기획시선
판형
120 * 190 * 9 mm
페이지
176쪽
ISBN
9791194987376

이소정 시인이 경상남도와 경남문화예술진흥원의 지원을 맏아 창연출판사에서 창연기획시선 24번으로 시집 『어시장은 바다의 심장이다』를 펴냈다. 내용은, ‘시인의 말’을 시작으로 1부 「갈치의 은빛 유서」 외 14편, 2부 「합포만의 저녁」 외 14편, 3부 「가고파 이후의 바다 」 외 14편, 4부 「무학산은 바다를 내려다본다」 외 14편 등 총 시 60편과 임창연 문학평론가의 시집 해설 “바다는 끝내 자기 심장을 버리지 않는다”와 이소정 시인의 에필로그가 실렸다.

목차

시인의 말 05

1부_새벽의 비늘, 어시장의 심장
갈치의 은빛 유서 12
장어 수조 앞에서 14
문어는 바닥에서 별을 움켜쥔다 16
홍가리비의 붉은 귀 18
해삼은 바다의 상처를 먹고 산다 20
고등어 눈동자에 남은 항로 22
조기 상자 위의 새벽 24
전어의 가을은 칼끝에서 열린다 26
아귀의 입속에 잠든 바다 28
멸치의 작은 장례 30
미더덕, 바다의 돌기 문자 32
가오리의 납작한 생 34
복어의 침묵 36
꼼장어 골목의 밤 38
얼음 위에 누운 물고기들 40

2부_합포만, 물의 기억을 걷다
합포만의 저녁 44
돝섬으로 가는 물길 46
등대는 밤마다 뼈를 세운다 48
마산항의 오래된 파도 50
방파제에 앉은 사람 52
물때표를 읽는 노인 54
구름 아래 정박한 배들 56
부두의 녹슨 쇠사슬 58
바다는 주소를 갖지 않는다 60
노을은 생선 비늘처럼 번진다 62
선창가의 빈 의자 64
파도는 돌아오지 않는 이름을 부른다 66
바람재 너머의 물빛 68
밤바다의 푸른 장부 70
합포만은 아직도 심장을 젓는다 72

3부_가고파 이후, 시의 도시에 남은 목소리
가고파 이후의 바다 76
이은상의 노래가 지나간 자리 78
임항선 시의 거리 80
철길 위에 남은 문장 82
시의 도시 18년 84
마산은 아직도 한 행을 걷는다 86
폐선로의 봄 88
시비 앞에서 90
오래된 역은 말을 줄인다 92
문학관으로 가는 오후 94
시는 바다보다 늦게 밀려온다 96
누군가의 낭송이 물결이 될 때 98
골목은 운율을 숨긴다 100
시인의 발자국은 녹슬지 않는다 102
마산이라는 첫 행 104

4부_무학산 아래, 사람의 바다
무학산은 바다를 내려다본다 108
어시장 아주머니의 손 110
칼을 가는 사람 112
좌판 위의 하루 114
플라스틱 대야의 철학 116
젖은 장화의 오후 118
나무 생선궤짝들 120
파인애플 상자 옆의 바다 122
흥정은 오래된 파도다 124
비린내는 삶의 다른 이름 126
폐장 무렵의 어시장 128
물청소가 끝난 거리 139
마지막 손님 132
무학산 그림자 아래 생선들이 눕는다 134
어시장은 바다의 심장이다 136

시집 해설 _ 임창연(시인·문학평론가) 139
바다는 끝내 자기 심장을 버리지 않는다
에필로그 _ 이소정(시인) 174

추천글

『어시장은 바다의 심장이다』는 마산 합포만과 어시장을 배경으로, 바다와 사람의 삶을 깊이 있게 길어 올린 이소정 시인의 시집이다. 시인은 비린 새벽 골목과 젖은 좌판, 녹슨 부두와 늦은 불빛의 풍경 속에서 노동과 기억, 상처와 기다림의 시간을 섬세하게 그려낸다. 이 시집은 단순히 바다의 풍경을 노래하지 않는다. 하루를 견디며 살아가는 사람들의 굽은 손과 지워지지 않는 체온, 그리고 쉽게 사라지지 않는 삶의 흔적들을 통해 인간 존재에 대한 깊은 신뢰를 보여준다. 특히 “시는 바다보다 늦게 밀려온다”는 시집의 정서는 삶이 먼저 몸을 통과한 뒤에야 문장이 태어난다는 사실을 조용히 일깨운다. 시인은 무너지지 않기 위해 겨우 하루를 붙들고 살아가는 사람들의 마음 가까이에서 끝내 사라지지 않는 언어를 발견한다. 파도는 밀려왔다가 사라지고, 어시장의 하루도 저녁이면 조용히 식어가지만, 그곳을 살아낸 사람들의 체온은 문장 속에 오래 남는다. 『어시장은 바다의 심장이다』는 바로 그 늦게까지 식지 않는 인간의 심장을 담아낸 시집이다.

— 임창연 (시인·문학평론가)

저자의 말

오래 어시장 골목을 걸었습니다.
새벽의 비린 공기 속에서
얼음을 깨는 소리와
젖은 장화를 끄는 발자국들을 들었습니다.
누군가는 생선을 팔며 하루를 견디고 있었고,
누군가는 비늘을 긁어내며
외로움을 버티고 있었습니다.
왜 마산은 시의 도시가 되었는가.
아마 그것은
너무 오래 상처를 견뎌왔기 때문일 것입니다.
나는 죽은 물고기들의 눈빛 속에서도
아직 식지 못한 바다를 보았습니다.
마산은 시를 쓰는 도시가 아니라
이미 시처럼 살아내고 있던 도시였습니다.
이 책의 문장들은
그 젖은 심장 가까이에서 건져 올린 물비늘들입니다.

2026년 여름
이소정